선수 겸 감독(Playing Manager)

플레잉 매니저.

선수로 뛰면서 감독도 같이 맡는다.

감독 자리가 공석인데 마땅한 감독을 구할 수 없을 경우

선수단의 신임을 많이 받는 고참 선수를 감독으로 세우기도 한다.

하나만 맡아도 어지러울 듯 한데 둘을 같이 맡는다니

누가 선수 겸 감독을 맡았었나 살펴보자

 

 

뱅상 콤파니 - 안더레흐트

뱅상이형

 

19-20시즌 안더레흐트는 뱅상 콤파니를 영입한다.

근데 선수도 아니고 뜬금없이 선수 겸 감독으로 영입한다.

축구팬들은 뱅상 콤파니가 은퇴 후 감독직에 관심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바로 맡을 줄은 몰랐다.

 

콤파니는 초반 4경기에 중앙 수비수로 선발출장하며 감독노릇까지 같이 해야했다.

결과는 2무 2패로 최악의 스타트.

보통 감독직만 처음 맡아도 온 집중을 쏟기 바쁠텐데 직접 뛰기까지 하려니 힘들었나보다.

 

결국 경기 당일엔 선수로서 뛰는데만 집중하기 위해

수석 코치인 사이먼 데이비스에게 감독직을 넘겨주었고

훈련이나 보통 상황에선 자신이 감독 역할을 했다.

 

하지만 1승 3무 5패라는 처참한 결과를 기록하면서

구단은 프랑키 페르카우테런 감독을 새로 데려오고

사이먼 데이비스는 다시 코치로, 뱅상 콤파니는 다시 선수로 돌아간다.

 

여기서 또 문제가 생기는데

페르카우테런 감독이 있음에도 경기 중에 콤파니가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는 등

감독이 해야할 일을 자기가 하는 선넘는 짓을 하다가

벨기에 축구협회가 직접 나서서 나대지 말라며

구단에게 벌금형을 부과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콤파니의 구단 사랑만큼은 변함이 없었다.

안더레흐트가 선수들에게 코로나로 인한 주급 삭감을 요구할 때도

자신이 부족한 주급을 채워주겠다는 말을 했고

실제로 300만 유로(약 43억원)을 구단에 투자하기도 했다.

 

결국 20-21시즌 뱅상 콤파니는

선수 경력을 마치면서 안더레흐트의 정식 감독을 맡게된다.

 

 

 

라이언 긱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도 불륜만큼 잘해요

 

2014년 4월 21일, 맨유 감독 데이비드 모예스가 경질당한다.

운영진은 시즌이 몇 경기 남지 않아 새로운 감독을 바로 구하기 애매해지자

선수 겸 코치로 뛰고있던 라이언 긱스를 선수 겸 감독대행으로 선임한다.

 

감독으로서의 첫 경기인 노리치전을 4:0으로 승리하여 좋은 기세를 보였지만

2번째 경기는 강등권 선더랜드를 상대로 0:1로 패했다.

 

3번째 경기인 헐시티 전에서는 직접 선수로 투입하기까지 했는데

전반엔 양복을 입고 선수들을 지휘하다가

후반 25분에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직접 투입했다.

반 페르시에게 어시스트를 하면서 3:1로 승리했고

이 경기는 긱스의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였다.

 

4번째 경기이자 시즌 최종전인 사우스햄튼과의 경기에서 1:1로 비기면서

2승 1무 1패로 선수 겸 감독대행을 끝내게 되고

선수로서의 완전한 은퇴를 발표했다.

 

긱스는 다음 시즌 맨유로 부임한 루이 반할 감독의 수석코치로 부임한다.

 

 

 

루드 굴리트 - 첼시

어 형이야

 

95-96시즌, 첼시의 감독이었던 글렌 호들이 경질 당하고

첼시 선수였던 루드 굴리트가 선수 겸 감독으로 부임한다.

 

96-97시즌 FA컵을 우승하고

97-98시즌 리그 2위까지 팀을 올렸지만

구단의 돈을 너무 많이 써서 재정난에 빠뜨렸다는 이유로 경질당한다.

 

경질당했지만 중위권에만 머물렀던 첼시가 상위권으로 올라가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받는다.

자신의 인맥으로 디 마테오, 졸라, 비알리 같은 좋은 선수들을 데려왔고

FA컵 우승, 리그 2위 등 성적까지 좋았으며

후에 굴리트가 데려온 비알리가 첼시감독을 맡아 UEFA 위너스컵, 리그컵을 우승하고

구단 역사상 첫 챔피언스리그에도 진출하는 등

첼시 역사의 발판을 차곡차곡 쌓아 올렸다.

 

여담으로 굴리트의 전임인 글렌 호들도 첼시에서 선수 겸 감독으로 시작했고

후임인 비알리도 선수 겸 감독으로 시작했다.

첼시는 선수 겸 감독을 좋아하나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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